STEIN을 만든 아사카와 키이치로는 하라주쿠 셀렉트숍 ‘나이치치’의 점장이었다. 그 가게가 2016년 1월 문을 닫자 석 달 만에 자신의 가게 CAROL을 열었고, 다시 석 달 뒤 팬츠 3종만 내놓으며 STEIN을 시작했다. 브랜드의 철학과 이후 행보는 STEIN 브랜드 페이지에 정리해뒀다. 이 글은 다른 걸 본다 — 그렇게 시작한 브랜드가 지금 도쿄의 어느 매대에 걸려 있는지, 그 유통망을 따라가 본다.

STEIN이 공식으로 밝힌 도쿄 취급점 목록에는 CAROL도 포함돼 있다. 브랜드가 태어난 그 가게가 지금도 정식 판매처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브랜드 로고 표기는 2024AW 시즌부터 ssstein으로 바뀌었다. 공식 사이트 도메인(ssstein.com)과 취급점 페이지 URL도 이 표기를 쓴다. 이 글에서는 두 표기가 같은 브랜드를 가리킨다.


CAROL, 팬츠 3종이 걸렸던 가게

CAROL 매장 — 진구마에 5초메 코스모 빌딩 1층, STEIN이 태어난 가게
CAROL — 진구마에 5초메

CAROL은 지금 자체 온라인 스토어를 병행하며 FETICO를 비롯한 일본·해외 디자이너 브랜드를 두루 취급하는 편집숍이다. STEIN은 그 셀렉션 중 하나이자, 이 가게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아사카와 본인은 가게에서 다루던 빈티지를 리메이크해 손님에게 팔던 게 브랜드의 시작이었다고 회고한다. 가게를 열어 운영하다 보니 손님마다 원하는 미감이 저마다 다르다는 걸 알게 됐고, 그러자 아사카와도 자기만의 축을 갖고 싶어졌다. STEIN은 그렇게 가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아사카와는 브랜드는 과녁 한가운데를 정확히 겨누고 가게는 그보다 여백을 두는 쪽으로 둘을 구분한다고 말한다. 지금 STEIN이 파리 컬렉션 무대에 서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출발점이지만, 공식 취급점 목록에는 CAROL이 그대로 남아 있다.

매장 정보는 CAROL 매장 페이지 참고.


럭셔리 편집숍과 백화점

아방가르드 진열대 위의 미니멀, RESTIR

STEIN 25SS — 세이지 그린 케이프형 재킷과 와이드 플레어 트라우저 전신

아카사카의 RESTIR는 블랙 컨테이너 형태의 3층 매장에 Raf Simons·Maison Margiela·Maison MIHARA YASUHIRO·Rick Owens·UNDERCOVER·Sacai 같은 해체·아방가르드 계열을 주로 건다. STEIN의 옷은 그 위에서 결이 다르다. 형태를 부수기보다 세로선을 살려 떨어뜨리는 실루엣이라, 같은 진열대 안에서도 다른 온도로 읽힌다.

매장 정보는 RESTIR 매장 페이지 참고.

BARNEYS NEW YORK 긴자·롯폰기

바니스 재팬이 운영하는 긴자 본점롯폰기점도 STEIN 취급점 목록에 함께 올라 있다. 두 곳 다 해외 디자이너 컬렉션을 축으로 삼는 고급 셀렉트숍이라, STEIN은 이 안에서 ‘해외 디자이너 레이블과 나란히 놓이는 도메스틱 브랜드’ 자리를 맡는다.

백화점 크리에이터스 플로어 — ISETAN·한큐

이세탄 신주쿠 멘즈관 6층 ‘멘즈 크리에이터스’ 플로어에는 AURALEE·NEEDLES·ANCELLM·THE NORTH FACE PURPLE LABEL·Maison MIHARA YASUHIRO가 함께 있고, STEIN도 같은 층 소속으로 올라 있다. 공식 STOCKIST 목록에는 이세탄 신주쿠 본관 2층 ‘TOKYO CLOSET’도 별도로 올라 있다. 이 층은 멘즈관이 아니라 본관이고, 미쓰코시이세탄 공식 플로어가이드 기준으로 婦人服(여성복)을 다루는 플로어다. 남성 브랜드로 주로 소개되는 STEIN이 여성복 매대에도 걸린다. 한큐 멘즈 도쿄 6층 GARAGE D.EDIT는 AURALEE·NEAT·KHOKI·MASU 등 도메스틱 미니멀 라인을 모아둔 매장으로, STEIN이 걸리는 맥락이 이세탄 크리에이터스 플로어와 비슷하다. 두 백화점 모두 STEIN을 단독으로 세우지 않는다. 같은 세대 도메스틱 디자이너 브랜드 사이에 놓는다.

매장 정보는 이세탄 신주쿠 멘즈관·한큐 멘즈 도쿄 페이지 참고.


동네 편집숍 안에서

cliché — “직영점 시대는 끝났다”는 셀렉션

STEIN 25SS — 흑백, 후드 레더 재킷과 블랙 와이드 트라우저 전신

cliché는 2022년 요요기하치만에 문을 열었다. 매장 절반은 디자이너 신 마쓰시마 자신의 브랜드 CANTATE가 채우고, 나머지를 STEIN·BLESS·STUDIO NICHOLSON 등이 두른다. “직영점 시대는 끝났다”는 그의 생각이 이 편집 방식의 배경이다. 여러 브랜드를 한 공간에 모아 보여주는 편이 손님에게 낫다고 봤다. 앞서 본 백화점 플로어들이 도메스틱 브랜드를 ‘세대’로 묶는다면, cliché는 한 명의 디자이너가 자기 취향으로 브랜드 몇 개를 직접 고르는 쪽이다. STEIN은 이 좁은 셀렉션 안에 들어 있었다.

다만 2026년 8월 기준 STEIN 공식 STOCKIST 목록에 cliché는 없다. 대신 cliché 자체 온라인몰이 STEIN 전용 컬렉션 페이지를 운영해온 기록이 남아 있다(2025년 9월·12월 스냅샷 확인). 오프라인 공식 취급점 목록과 편집숍의 자체 온라인 셀렉션이 겹치지 않기도 한다.

매장 정보는 cliché 매장 페이지 참고.

영국 직매입 셀렉션 안의 JOHN

JOHN은 탁아소 자리였던 단독주택을 고쳐 2011년 7월 문을 연 편집숍이다. 이곳도 공식 STOCKIST 목록에 이름이 올라 있는 정식 취급점이다. 영국 시장에서 직접 매입한 의류와 잡화가 중심이다. 개점 당시 편집 기준은 계절 유행이 아니었다. 제작 배경과 물건 자체의 흥미를 보고 골랐다. 도쿄에서 만든 도메스틱 레이블인 STEIN이 그 안에 나란히 놓인다. 앞서 본 해외 디자이너 편집숍이나 백화점 크리에이터스 플로어와는 STEIN이 놓이는 자리가 또 다르다.

매장 정보는 JOHN 매장 페이지 참고.

STEIN 공식 목록에는 여기서 짚은 곳 외에도 메구로구 유텐지의 feets, 나카메구로의 1LDK apartments., 미나미아오야마의 10010, 오모테산도의 International Gallery BEAMS, 마치다의 WASTE가 함께 올라 있다. 공식 목록 밖에서도 STEIN을 걸어온 기록이 있다 — 시부야의 THE TOKYO는 패션 미디어의 취급 브랜드 목록에 이름이 올라 있다. 여기서는 편집 맥락이 뚜렷이 갈리는 곳 위주로 짚었고, 나머지는 공식 목록과 그 밖의 기록에 맡겨둔다.


트라우저부터 본다

STEIN 트라우저 — 폭을 살리고 세로로 떨어지는 실루엣의 팬츠

STEIN이 처음 내놓은 건 팬츠 3종이었다. 지금도 트라우저는 이 브랜드를 처음 만나기에 첫 기준점이다. FASHIONSNAP은 이 브랜드를 다룬 기사 제목을 아예 ‘분해에서 다다른 디자인을 제안한다’로 붙였고, 멘즈논노 인터뷰에서 아사카와 본인도 청바지나 재킷을 직접 뜯어보며 공부했다고 말한다. Highsnobiety는 시그니처인 페이디드 데님이 이렇게 해체해본 빈티지 트라우저에서 나왔다고 짚는다. 이 브랜드는 품을 죽이지 않으면서 수직으로 흐르는 선을 매 시즌 다시 잡는다. 여기서 파생된 재킷·셔츠가 곁을 채운다. 시즌 구성과 재고는 매장마다 다르니 방문 전 확인이 원칙이다.


걷는 동선이 아니라, 폭을 재는 동선

브랜드가 태어난 가게를 먼저 보고 싶다면 CAROL 한 곳이다. 이 편집숍 안에서 STEIN이 어떤 셀렉션 옆에 놓이는지를 보면, 지금의 파리 컬렉션 브랜드와 같은 이름이란 게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STEIN 취급 다섯 곳이 진구마에·아카사카·긴자·요요기하치만에 흩어진 지도
이 다섯 곳을 동선으로 묶어보기

럭셔리 편집숍 맥락은 RESTIR나 바니스 뉴욕 두 지점이 축이다. 이세탄 신주쿠 멘즈관과 한큐 멘즈 도쿄 GARAGE D.EDIT는 STEIN을 도메스틱 브랜드 세대론 안에 놓는다. 디자이너 한 사람의 취향으로 좁힌 셀렉션이라면 cliché다. cliché에서 직선 600m 남짓 떨어진 JOHN도 같은 요요기하치만 권역이고, 유텐지의 feets 같은 동네 편집숍에서도 STEIN을 만날 수 있다. 다만 cliché는 공식 취급점 목록 갱신 여부를 방문 전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아래 루트에 담은 다섯 곳은 진구마에·아카사카·긴자·요요기하치만 네 권역에 걸쳐 있다. 요요기하치만 안에서는 cliché와 JOHN이 도보로 붙어 있지만, 나머지 세 권역은 서로 멀어 한 동네를 걷는 동선은 아니다. 권역을 건너뛰며 STEIN이 도쿄 안에서 어떤 폭으로 걸리는지 확인하는 코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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