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JIMA TAKAYUKI가 도쿄에 둔 직영은 다이칸야마점과 시부야 파르코 두 곳이다. 나머지 스물네 곳은 다른 가게가 골라 들여놓은 자리인데, 그중에는 옷을 안 파는 곳도 있다 — 가구·인테리어 소품을 파는 디자인숍과 기모노를 짓는 테일러.


파티 모자는 만들지 않는다

KIJIMA TAKAYUKI의 정체성과 히스토리는 브랜드 페이지에 정본으로 정리돼 있다. 여기서는 이 글의 각도에 필요한 만큼만 짚는다.

KIJIMA TAKAYUKI 니트 비니 — 스트라이프 니트톱·양털 베스트와 함께

디자이너 키지마 타카유키는 1990년 모자 장인 히라타 아키오(平田暁夫)의 아틀리에에 들어가 5년을 배운 뒤 자기 길로 나섰고, 1996년 자기 브랜드를 차렸다. 2013년에는 브랜드명을 자기 이름인 KIJIMA TAKAYUKI로 정리했다. Wallpaper* 인터뷰에서 그가 남긴 말이 이 브랜드의 태도를 압축한다. “파티용 모자는 만들지 않는다. 그보다는 우아하면서도 캐주얼함을 유지하는, 더 현실적인 디자인을 한다(But I don’t make party hats, and rather work on more realistic designs that are elegant yet stay casual).”

화려한 장식보다 오래 쓸 수 있는 형태를 우선한다는 뜻이다. 이 태도가 뒤에서 볼 유통의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


직영은 두 곳, 나머지는 초대받은 자리

브랜드 공식 스토어 목록은 STOCKIST와 별개로 FLAGSHIP을 따로 묶는데, 거기 오르는 건 다이칸야마점과 시부야 파르코점 둘뿐이다. 국내외를 통틀어 나머지는 전부 취급점(stockist)이다.

우리가 확인한 취급처는 스물네 곳이다. 그중 스물한 곳은 여러 브랜드를 함께 놓는 패션 편집숍이고, 나머지 셋은 결이 다르다 — 하나는 자기 브랜드를 파는 단독매장 GALERIE VIE 마루노우치점이고, 나머지 둘은 아예 업종이 다르다. 뒤에서 이 둘을 본다.

공식 목록과 우리 목록은 완전히 겹치지 않는다 — 공식엔 있고 우리가 아직 못 확인한 곳도, 우리가 다른 출처로 확인한 곳도 있다. 스물네 곳 중 하나(1LDK 본점)는 온라인몰 브랜드 페이지로만 확인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실제로 취급하는지까지는 확증하지 못했다.

두 직영점 중 다이칸야마 쪽은 브랜드의 제작 거점과 같은 동네에 있다. Wallpaper*는 이 브랜드의 핸드메이드 하이라인이 “다이칸야마 도쿄 아틀리에”에서 전부 손으로 만들어진다고 쓰고, 10 Magazine은 그가 독립하며 연 아틀리에의 이름이 “Daikanyama Tokyo”였다고 적는다. 시부야 파르코점은 쇼핑몰 2층에 자리한 또 하나의 플래그십이다.


패션숍의 결 — 도쿄 전역에 흩어진 선택

스물한 곳의 패션 편집숍은 한 동네에 몰려 있지 않다.

미드웨스트는 남녀 라인을 나눠 MIDWEST TOKYO MENMIDWEST TOKYO WOMEN에 각각 걸어둔다.

KIJIMA TAKAYUKI 코듀로이 캡

여기 든 곳만이 아니다. 스물한 곳이 전부 여러 브랜드를 함께 파는 패션 편집숍이다. 특정 스타일 하나에 묶이지 않고, 각자의 셀렉션 안에 모자 한 자리를 내준다는 점에서 이 브랜드는 특정 신에 묶여 있지 않다.


패션 밖에서 — 디자인숍과 기모노 테일러

여기서부터가 이 브랜드의 유통이 흥미로워지는 지점이다. 취급처 중 CIBONE은 옷을 주력으로 팔지 않는다. 공식 소개에 따르면 가구·인테리어 소품·테이블웨어를 다루는 디자인 스토어다. 오모테산도 GYRE 지하에 자리한 이 매장에서 KIJIMA TAKAYUKI 모자는 옷이 아닌 다른 물건들 사이에 놓인 셀렉션 중 하나다.

Y.&SONS는 아예 다른 업종이다. 공식 사이트는 이 브랜드를 간다(神田)를 거점으로 한 남성 기모노 전문 테일러로 소개한다. 기모노와 하오리를 짓는 가게가 밀리너리 모자를 자기 셀렉션에 들인 것인데, 그냥 들여놓기만 한 게 아니다 — 이 가게가 파는 KIJIMA TAKAYUKI 해트에는 “브림 별주(ブリム別注)“가 붙는다. 챙을 자기 사양으로 따로 주문했다는 뜻이다.

두 곳의 성격은 서로 다르지만 공통된 태도가 있다. 트렌드보다 오래 쓸 수 있는 만듦새를 우선한다는 점에서, “파티 모자는 만들지 않는다”는 기지마의 말과 결이 닮아 있다. 패션숍이 이 브랜드를 스타일로 소비한다면, 디자인숍과 기모노 테일러는 물건 자체의 만듦새를 보고 골랐을 가능성이 크다 — 다만 이건 유통 구조가 시사하는 해석이고, 각 매장이 직접 그렇게 밝힌 적은 없다.


챙과 크라운, 그리고 업사이클 페이퍼

가격·재고는 매장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대신 눈여겨볼 만한 지점을 짚어둔다.

KIJIMA TAKAYUKI 저지 버킷햇 — 그레이와 화이트 두 컬러웨이

클래식 밀리너리 구조 — 전통 모자 제작 기법이 바탕이다. 챙과 크라운의 비율, 마감선을 유심히 볼 만하다.

소재를 비튼 협업 라인 — Sunspel과 함께한 라인은 업사이클 페이퍼(재생지)로 짠 유니섹스 페도라다. 10 Magazine에 따르면 네 가지 색조의 종이 소재를 짜서 통기성과 내구성을 함께 노렸다. 클래식한 실루엣에 관습을 벗어난 소재를 얹는 방식이 이 브랜드가 협업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패션의 언어 밖에서도 통하는 말

KIJIMA TAKAYUKI는 직영 매장을 넓히는 대신 다른 가게의 선택에 유통을 맡긴 브랜드다. 그리고 그 선택은 패션숍 안에서만 이뤄지지 않았다. 디자인숍이 가구 옆에 모자를 놓았고, 기모노 테일러는 챙을 자기 사양으로 다시 주문했다. “파티 모자는 만들지 않는다”는 말이 패션의 언어 밖에서도 통했다.

다이칸야마점(HAT MAKER KIJIMA TAKAYUKI): 도쿄 시부야구 에비스니시 2-17-4 / 다이칸야마역에서 도보 시부야 파르코점: 도쿄 시부야구 우다가와초 15-1 시부야 PARCO 2F / 시부야역에서 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