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tter는 도쿄 편집숍·빈티지 큐레이션 가이드입니다. 백화점, 하이엔드 브랜드 등 큐레이션 범위 외 정보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정보만 다루고 있습니다.
"내 이름이 붙어 있으면 어떤 어려움이 와도 도망칠 수 없다." 2023년 브랜드명을 KAMIYA로 바꾸면서 가미야 코지(神谷康司)가 한 말이다. 브랜드를 자신의 또 다른 자아(alter ego)로 끌어안겠다는 선언이자, 디자이너로서 짊어질 책임을 스스로에게 지우는 일이었다. KAMIYA의 디자인은 빈티지 아카이브와 동시대 아이템을 섞는 믹스 문화에서 출발한다. 가미야 본인이 오사카 빈티지 숍에서 패션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때 몸에 밴 아카이브 × 컨템퍼러리 혼합의 감각이 브랜드 미학의 바탕에 깔려 있다. 그는 자신의 디자인 방법을 힙합 샘플링에 빗댄다. J.Dilla가 옛 레코드에서 비트를 뽑아 새 맥락을 만들듯, 기존 실루엣을 해체하고 다시 짜맞춘다. 한 시즌 컬렉션을 한 장의 앨범처럼 만든다는 게 그의 말이다. 데미지 가공은 이 브랜드를 대표하는 표현 기법으로 자리 잡았다. 장르의 경계를 지우는 것 역시 KAMIYA가 한결같이 지키는 태도다. 스트리트와 모드, 남성복과 여성복 사이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않는 젠더리스 아방가르드를 펼친다.
KAMIYA의 전신은 MYne다. 2015년 SOSU(Maison MIHARA YASUHIRO 운영사)가 선보인 스트리트 라벨로, 미하라 야스히로의 미학을 젊은 감각으로 풀어낸 컨템퍼러리 라인이었다. 가미야 코지는 2016년 MYne에 세일즈 스태프로 들어갔고, 2018년 미하라 야스히로의 제안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았다. 디자인 경력이 전혀 없던 때 받은 제안이었다. 브랜드명을 KAMIYA로 바꾼 것은 2023 FW부터다. 데뷔 컬렉션 테마 "NEW JACK"은 1980년대 말 블랙 뮤직 장르인 뉴잭스윙에서 따왔고, '경험 있는 신참자'라는 이중의 뜻을 담았다. 첫 컬렉션에서는 덕 원단 작업복에 표백과 데미지 처리를 더하고, 신발 끈을 실로 쓴 니트를 내놓는 등 관습을 벗어난 구성을 보여줬다. 나카메구로 플래그십에서 오프라인 판매는 2023년 8월 5일, 온라인은 8월 11일에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