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처음 가는 사람도, 열 번 넘게 다녀온 사람도 한 번은 빠뜨린다. 미나미아오야마 골목 깊숙이 들어선 COMOLI 플래그십이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2024년 8월에야 처음 열었고, 인터뷰 요청은 대부분 거절해온 브랜드라서 “거기 어디야?”를 몇 번 물어야 닿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도 — 아니, 그래서 — 꼭 가야 한다.


어떤 브랜드인가

COMOLI의 브랜드 정체성과 히스토리는 COMOLI 브랜드 페이지에 정본으로 정리돼 있다. 여기서는 매장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맥락만 짚는다.

코모리 케이지로는 É(에)라는 대형 셀렉트숍에서 약 10년을 보내며 프렌치 캐주얼의 문법을 흡수했다(상세 경력은 브랜드 페이지 참고). 하지만 그가 2011년 자기 브랜드를 시작한 이유는 그 문법을 그대로 쓰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MOC 인터뷰에서 그는, 유럽에서 온 옷이 멋있다고 배우며 자랐지만 기후도 인종도 생활 양식도 다른 나라에서 나온 옷이 일본인의 몸과 생활에 맞지 않는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한다. 자기가 입고 싶은 옷이 세상에 없더라는 것. 그 깨달음이 COMOLI의 출발점이다.

“입고 있다는 의식이 없을 때 사람이 가장 멋있어 보인다”는 말을 그는 인터뷰에서 자주 꺼낸다. 운동선수든 아티스트든, 뭔가에 열중하는 순간엔 옷을 의식하지 않는다. 그 상태를 만들어주는 옷. 그게 COMOLI가 겨냥하는 지점이다.


아오야마 직영점 — 어떻게 돌아야 하나

오모테산도역에서 걸어 콜레치오네(COLLEZIONE) 빌딩 방향으로 가다 보면 2층에 COMOLI 간판이 보인다.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을 추천한다. 올라오는 동안 공간 분위기가 서서히 감지돼서다.

매장은 넓지 않다. 화이트 오크 선반에 아이템이 여유 있게 걸려 있고, 소재 견본이 테이블 위에 펼쳐져 있다. 시즌 룩북 이미지가 몇 장 붙어 있는 것 말고는 꾸밈이 없다. “여분의 장식이 없는 것에 대한 동경”이 공간까지 이어진 셈이다.

COMOLI 아오야마 직영점 내부 — 노출 콘크리트 천장과 화이트 오크 행잉 레일, 중앙 거울과 피팅 커튼이 있는 미니멀한 공간

먼저 소재부터 만져봐라. COMOLI의 언어는 소재다. 손으로 느껴야 알아챌 수 있는 부분이 크다.

다음으로 실루엣을 읽어라. 딱 맞지 않고, 헐렁하지도 않다. “일본인 체형에 맞는 적정한 여유”가 어디 있는지 감을 잡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시착을 망설이지 마라. 스탭들은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마지막으로 아카이브 피스 여부를 물어봐라. 당기는 피스가 있다면 그게 이번 시즌 신작인지, 정기 라인인지 확인하는 게 좋다. COMOLI에는 시즌을 관통하는 정기 아이템(팬츠·셔츠·아우터 일부)이 있다.


편집샵에서도 만날 수 있다

직영점에서 전 라인을 보는 게 가장 좋지만, 일정이 맞지 않거나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서 보고 싶다면 편집샵 루트도 있다.

EDIFICE 신주쿠 (매장 페이지)는 COMOLI를 주력 셀렉션으로 다루는 대표적인 편집샵이다. 2019년 FW부터 코모리 케이지로와 협업한 오리지널 라인 “LE”를, 최근에는 “EL”을 함께 전개하고 있다. 직영점에는 없는 EDIFICE 별주 피스를 여기서 만날 수 있다.

Maidens Shop (매장 페이지)과 2026년 3월 문을 연 Maidens Shop 진보초 (매장 페이지)는 COMOLI·BODE·GUIDI 같은 브랜드를 “기능과 장인성에 집중하는” 시선으로 묶어 다룬다. 진보초점은 1968년 건물을 그대로 살린 공간이라 COMOLI의 경년변화 철학과 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무엇을 사야 하나 (에버그린 시그니처)

가격·재고는 현장에서 확인해야 한다. 아이템 단위 권고 대신, COMOLI 쇼핑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카테고리를 짚는다.

COMOLI 울 사지 직물 클로즈업 — 밀도 있는 직조와 손끝으로 전해지는 표면 질감

셔츠 계열 — 프렌치 바스크 셔츠에서 출발한 DNA가 매 시즌 변주된다. 넥라인과 소매 여유가 코모리 특유의 균형을 보여준다.

COMOLI 코모리 셔츠 — 화이트, 포인트 칼라와 여유 있는 소매의 플랫레이

테일러드 팬츠 — 울 개버딘 또는 코튼 트윌로 나오는 팬츠는 밀리터리·워크웨어 원형을 일상복으로 옮긴 가장 직접적인 아이템이다. 경년변화가 두드러져서 오래 입을수록 밀도가 생긴다.

COMOLI 테일러드 팬츠 — 네이비 울 사지 소재, 밀리터리 테일러링 원형을 일상복으로 옮긴 풀샷

아우터 — 코트·재킷 모두 안감 처리와 어깨 선에 주목할 것. 넉넉해 보이지만 입으면 처지지 않는다.

COMOLI 아우터 — 블랙 울 개버딘 발카라 코트, 여유로운 어깨 선과 안감 처리가 드러나는 착용컷

왜 꼭 봐야 하나

한국에서 아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만큼 편집샵 루트로 유통되는 물량도 조금씩 생긴다. 그래도 아오야마 직영점 경험은 다르다.

Houyhnhnm 인터뷰에서 나카무로 타이스케는 당시 É에서 매입하던 (수입) 브랜드를 통틀어 코모리가 만든 옷이 가장 멋있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한다. 두 사람이 같은 É 셀렉트숍 출신이라는 맥락에서 나온, 점내 셀렉션을 직접 보던 사람의 평가다. 2013년 인터뷰지만 지금도 유효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도쿄에는 아직 많다.

코모리는 말했다. “역사상 어디에도 없는 옷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이 보기에는 어디를 어떻게 디자인했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내 옷을 입고 걷는 모습을 보면, 그 흔들림과 폼에서 뭔가를 느낄 것이다. 소매를 통과하면 이론이 아니라 몸이 느낀다.”

직접 입어보는 수밖에 없다. 도쿄에 가면 아오야마에 들러라.


COMOLI 아오야마 직영점: 도쿄 미나토구 미나미아오야마 6-1-3 콜레치오네(COLLEZIONE) 빌딩 2층 / 오모테산도역에서 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