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tter는 도쿄 편집숍·빈티지 큐레이션 가이드입니다. 백화점, 하이엔드 브랜드 등 큐레이션 범위 외 정보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정보만 다루고 있습니다.
야마모토 요지가 검정을 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검정을 '겸손하면서 오만한' 색이라 불렀다. 느긋하고 쉬우면서도 신비롭고, 무엇보다 '나를 방해하지 마라, 나도 너를 방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했다. 이 태도가 그의 디자인 철학 전체를 관통한다. 와비사비(불완전하고 덧없는 아름다움)와 마(공간과 공간 사이의 관계), 두 일본 미학 개념이 그의 테일러링에 녹아 있다. 몸과 옷 사이에 공간을 두는 방식, 비대칭 헴라인, 관습적 실루엣의 해체. 서구 테일러링 문법에 편승하기를 거부했고, 성별 경계를 넘나들었다. 니체의 말 '같은 방향으로의 긴 순종', 곧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는 일관된 방향성을 자신의 작업 방식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야마모토 요지는 1943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전쟁에서 전사했고, 어머니가 신주쿠에서 양장점을 운영하며 그를 키웠다. 법학을 포기하고 분카패션칼리지에 진학해 1969년 졸업했다. 1973년 자신의 브랜드 Y's를 설립하고, 1977년 도쿄 컬렉션에 데뷔했다. 1981년 파리 프레타포르테에 등장하면서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검정과 비대칭, 대형 실루엣의 충격은 당시 서구 패션계를 뒤흔들었다. 1982년 뉴욕에 진출했고, 1984년 요지야마모토 법인을 세웠다. 2003년에는 아디다스와 협업해 Y-3 라인을 론칭하며 스포츠웨어와의 접점을 만들었다. 2011년 빅토리아 앤드 알버트 뮤지엄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