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tter는 도쿄 편집숍·빈티지 큐레이션 가이드입니다. 백화점, 하이엔드 브랜드 등 큐레이션 범위 외 정보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정보만 다루고 있습니다.
펜디의 정체성은 애초에 레디투웨어가 아니라 모피·가죽 공방에서 나왔다. 다섯 자매가 지분을 나눠 쥐고 직접 라인을 운영해온 여성 중심 경영 구조가 이 브랜드를 다른 하이엔드 하우스와 구분짓고, 지금도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가 액세서리를 총괄한다. 카를 라거펠트는 1965년부터 반세기 가까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으며 무겁고 격식 있던 모피를 가볍고 유희적인 소재로 뒤집었다. 그렇게 나온 더블 F 로고에는 '펀 퍼(Fun Fur)'라는 별명이 붙었다. 구찌·샤넬·버버리가 윤리적 이유로 모피를 접은 뒤에도 펜디는 모피를 하우스의 근간으로 유지하는 몇 안 되는 브랜드로 남아 있다.
1925년 로마의 비아 델 플레비시토에서 아델레와 에도아르도 펜디 부부가 작은 모피·가죽 공방을 열며 시작됐다. 종전 후 다섯 딸 파올라·안나·프랑카·카를라·알다가 사업에 합류해 각자 20%씩 지분을 나눠 쥐었다. 1965년에는 카를 라거펠트를 영입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1966년 라거펠트가 디자인한 더블 F 로고가 나왔지만, 레디투웨어 컬렉션은 그보다 늦은 1977년에야 처음 선보였다. 1997년 바게트백과 2009년 피카부백을 잇따라 내놓으며 액세서리 하우스로 입지를 다졌다. 2001년 LVMH가 경영권을 인수한 뒤에도 본사는 로마 팔라초 델라 치빌타 이탈리아나에 그대로 있다.